Ver 14. Life is zero-sum game.

안군의 개념공간
  • Blog
  • Location
  • Tag
  • Guest Book

서울 대학교 대나무숲에서 말 나오는 교수논란 :: 2018/12/26 15:02

/안군하우스/① 잡담

출처 :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육성으로 아씨를 뱉음
배운 놈을이 지랄을 하니 더욱 대단하잖아.


교수님. 당신께 경의를 보냅니다.

당신의 그 깊은 학식을 쌓는데에 얼마의 시간이 걸렸을까요.

대체 몇 번의 착오를 겪고 어떤 노력이 있었기에

그러한 경지에 다다르셨을지 저는 차마 짐작조차 하지 못하겠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당신의 학식을 칭송하고 존경을 보냅니다.

저 또한 그러한 이들 중 하나였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후회합니다.



교수님. 저는 당신께 경의를 표할 지언정 존경하지 않습니다.

연구자는 늘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 당신이 직접 하신 말씀이셨지요.

저는 바보같이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연구에서 커다란 의문을 찾아내었을 때, 기쁜 마음으로 당신에게 찾아갔습니다.



아직도 당신의 표정이 눈에 선합니다.

저의 질문이 이어질 수록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명백히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셨지요.

그리고 당신은 말했습니다. 참 좋은 질문이라 지금은 답을 하기 힘들다. 나중에 답을 주겠노라고.



하지만 교수님. F학점이 그 답이었습니까?

늘 바쁘다며 제 면담신청을 거절하시는 것이 당신이 내놓은 답이란 말입니까?

풋내기 학부생에게 실수를 지적당하신 것이 그토록 자존심이 상하셨습니까?

당신께서 몇 번이고 말씀하신 연구자의 마음가짐이라는 것이, 겨우 이런 것이었습니까?



일곱번째 면담신청이 거절당했을 때, 저는 직접 당신을 찾아갔습니다.

회의가 있다는 답메일과는 달리 당신은 교수실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더군요.

결국 저는 분을 터트리고야 말았습니다.

신랄한 어조로 당신의 행동을 추악하다고 비난하며 독기 섞인 말을 내뱉었습니다.

그것을 묵묵히 듣던 당신은 꽤 시간이 지나서야 한 마디를 내뱉으셨지요.



"....그....만...."

"그만? 지금 그만 하라고 하셨습니까?"



분노가 치솟았습니다.

일전과 다름없는 인자한 어조였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한때나마 당신을 존경했기에 실망은 커지기만 했습니다.

계속된 비난을 쏟아부으려고 입을 열었을 때, 저는 당신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붉게 물든 눈가. 미약한 물기.

그것은 입을 다물게 만들었습니다.

당신은 학부생의 무례한 태도에 욕설을 내뱉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물기어린 눈으로 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을 뿐입니다.



"....그....치..만!"

".......응?"

"......그치만....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학부생쿤.....나한테 관심도 없는 걸!"

"손나 바카나! 그럴 리가 없잖아! 넌 내 하나뿐인 지도교수인걸!"



저는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들었습니다.

그의 연구실에 제출하기 위한 인턴신청서.

놀라 눈을 부릅뜬 당신을 보며 저는 멋쩍어 머리를 긁었습니다.



"....그리고....꽤 괜찮은 연구자고 말이야....."

"에에? 혼또?"

"쓰....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대학원이나 보내달라고."

"학부생쿤....아니 조교쿤!"



하더니 갑자기 시험지 뭉텅이를 꺼내서 채점하라고 넘겨주더군요.....;;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것을 되돌려주려고 했더니 박수소리가 들리는 겁니다.ㅡㅡ;;;;;



지나가던 대학원생 : "어이! 믿고있었다고, 어이!"

동기(꽤 미인이라죠. 쿨럭....) : "그런.....거였구나.....잘 어울려. 축하해줄게."



학생들이랑 교수님들까지 몰려와서 완전 축제분위기;;;;

알콜램프 열어서 건배를 하질 않나 저온 배양기에서 김치꺼내서 돌려먹고;;;;;

몇몇 교수님들은 제가 자기 연구실로 올거라면서 막 잡아당기기까지 하더군요;;;;

참나.....

이제 석사시작인데 앞으로 곤란할 것 같습니다랄까......

안군
2018/12/26 15:02 2018/12/26 15:02
이 글의 관련글
  • 문제집이 점점 말을 놓는 이유
  • 엄마 생신선물까지 뺏어간 우리반 일진
  • 한 글자 차이로 먹고생
  • 부자의 일기
  • 수능 감독하다가 삼수생한테 민원 당할뻔한
  • 아싸라서 좀 부끄러웠던 점
  • [09/6/1] 천사와 악마 관람
  • 국밥집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
  • 여교생 선생님이 치마를 안입어도 된 계기
  • 청소년보호법이 강화된 이유
거절, 교수, 논란, 대나무숲, 면담, 반전, 분노, 서울대학교, 페이스북, 학부, 학생, 학점
Trackback(0) : Comment(0)
Trackback Address :: http://jungkooki.byus.net/trackback/5776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 PREV | 1| ... 158|159|160|161|162|163|164|165|166| ... 5370| NEXT >
  • 관리
  • 새글
  • 차회예고

BLOG main image
트래픽=2% (35.61MB/1500MB)

Notice

Ver 14. Life is zero-sum game. - 최근 공지

  • 여기 주인장은 뭐하는 사람이냐?

Category

전체 (5370)
일상다반사 (1286)
① 다이어리 (906)
② 앨범 (340)
③ 코스프레 (40)
안군하우스 (3183)
① 잡담 (2215)
② 도시괴담 (343)
③ 사건사고 (97)
④ 연예인 (137)
⑤ 막장 (390)
생활의지혜 (673)
① 잡학다식 (318)
② Windows (89)
③ 컴퓨터 (88)
④ 블로그 (69)
⑤ 헬스 (53)
⑥ 생활속의 법 (56)
자료실 (160)
① 웹게임 (64)
② 닌텐도DS (54)
③ 프로그램 (2)
④ 소품제작 (27)
⑤ 문서&이미지 (13)
바로가기 (43)

Recent Entries

    Ver 14. Life is zero-sum game. - 최근 글

  • 남자 성기 15Cm 은근 크네요 (2)
  • 각 나이별 고민
  • 결혼식 갔다가 큰일 날... (1)
  • 교수님이랑 같은 엘레베...
  • 긍정적인 편의점 알바
  • 공포의 여중생 염색 이야기 (2)
  • 경력 10년 트레이너가 말... (1)
  • 나, 나이팅게일은 너희들...
  • 나는 자연인이다 출연자... (1)
  • 기업들이 경력자만 찾는...
  • 도둑이 제발 저림 (1)
  • 로데오 섹스 하는법 (1)
  • 미국에서 일어난 정액 요... (1)
  • 일본 국기의 비밀
  • 페트병에 꼬추낀 남동생...
  • 동정이 아니면 들어갈 수...
  • 사촌동생 속여서 라면 끓...
  • 사기꾼 참교육 시키는 법
  • 의미 부여 (1)
  • 숙명여대에서 유명한 사...

Recent Comments

    Ver 14. Life is zero-sum game. - 최근 댓글

  • 02:43 뉴이스트W 멤버 모여들...
  • 12/03 Best glasses check her...
  • 11/27 FIFA55 CASHLIVE FIFA5...
  • 11/25 fifa55cashlive FIFA55...
  • 11/25 역시 천조국의 위엄
  • 11/25 일본이 일본했네요
  • 11/25 한번 해보기라도 하고...
  • 11/25 잠시만 여중생인데 고추...
  • 11/25 아..금칙어가 뭔지좀 알...
  • 11/25 아 ㅋㅋ 우리딸내미는...
  • 11/25 맨 마지막... 말이 가슴...
  • 11/25 우리딸내미(현재초1) 수...
  • 11/25 이거 비하인드가 있는데...
  • 11/25 목욕탕에서 발기된채로...
  • 11/22 섬머캠프에는 질문이 있...
  • 11/20 섬머캠프에는 질문이 있...
  • 09/11 테터툴즈 블로그 패키지...
  • 09/11 퇴사했겠죠.
  • 09/11 현실남편 : 감사합니다....
  • 09/11 오마주...라 해주죠 -...
  • 09/11 그전에 사망하실수도 있...
  • 09/11 올린지 벌써 7년이 지났...
  • 09/11 작성하신 댓글이 더 드...
  • 09/11 영어를 못할수도 있잖아...
  • 09/11 어; 진짠가요?
  • 09/11 현생에 건물주 되어보는...
  • 09/11 방구석작가(남/무직/45세)
  • 09/11 그물은 괴기 잡을때 쓰...
  • 09/11 파티에 현자 한분 더 추...
  • 09/11 현자타임 오셨나염.

Blog♥Rings

Family Blog & Sites T-Blog web site  
Total : 6054391
Today : 68
Yesterday : 398
RSS구독하기
안군'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com / Designed by Dai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