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5] 조금만 더.... :: 2007/10/18 20:29

계획대로 사는 삶. 행복한 것일까?
아침에 일어나서 기지개를 핀 후 창문을 열자 맑은 새소리가 내 방 안을 가득 메운다.
술 마시고 큰일이 있어서 늦게 들어왔다는 정연이를 모닝콜 해주고 찬물로 샤워를 하니
털 한가닥 한가닥이 삐쭉삐쭉 설 만큼 소름이 돋으면서 정신이 확 든다.
아침은 어머니께서 해 주신 맛난 토스트. 자주 먹는 아침 메뉴이다.
넉넉하게 시간 잡힌 조조라서 터덜터덜 발걸음을 이끌고 대문 밖으로 나섰다.
매연 없는 동네이긴 하지만 확실히 아침 공기는 다르긴 다르다.
조깅하는 아저씨와 개를 이끌고 산보를 나선 아주머니.
기공체조를 한다고 스트레칭을 하시는 아직 나이 정정하신 할아버지.
자신의 삶을 잘 활용하시면서 즐기시는 분들 같아 보인다.
게다가 아침부터 눈 아래 짙은 다크서클을 만들고 보충수업 받으러 힘없이 걸어가는 고등학생들을 보자니
예전의 내 모습이 생각나서 잠시 웃음짓게 만든다.
후훗...
돈텔파파
요새 도서관쟁이 모드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인걸 풀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
오랜만에 본 영화라 그런지 즐거웠다.
오랜만의 기준이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1주일이면 오랜만이다. 나에겐
물론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한 정연양의 재잘거림도 한몫 했겠지만.
(도데체 큰일이 뭐길래 싱글벙글이야?)
영화의 대략적인 스토리를 살펴보면
책임지지 못할 나이에 아이를 낳고 아버지인 남학생에게 택배로 보내버린 한 여고생이
7년뒤 그 남학생과 아이를 다시 찾게 되어 얽기고 섥기는 에피소드 등등.
뭐, 찾게 된 장소가 술집이라는 것과, 대사들이 좀 므흣한 게 많다는 것이 걸리기는 하지만.
유아성장과정에 있어서 환경이란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교육적인 영화.....라고 하면
한대 맞겠지.-_ -a
여하튼 다른 코믹영화 과는 약간의 차별성을 둔 휴먼 스토리이다.
그런데 음......그럼 난 책임질 수 있는 나이인가? (무엇을?) (웃음)
영화가 끝난 후 도서관 가려는 내 소매를 붙잡고 토다코사(화장품 가게)로 끌고 들어가는 정연이
한달 뒤면 내 생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했는지 베시시 웃는다.
선물이란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지, 비싼것이 아니라고 강조해도 막무가내다.
"오빠야. 음. 필통은 싸니깐 마스크 팩도 사줄게. 조인성이 되서 여친 좀 만들라구."
게다가 다음주와 다다음주는 서로간에 자격증 시험이 있어서 그런지 다다다음주(-_-;)에도 영화를 쏜단다.
물론 필통도. 내가 가장 필요한게 그것이긴 하지만;;;;
한달에 걸쳐서 받는 선물이란.......나름대로 즐거운 것 같다.
자신도 모르는 기대감을 유발시키는 것이니깐.
정연이와 헤어지고 정독 도서관으로 직행.
매번 보는 모의고사이긴 하지만
힘들다.......
과연 나는 IT계열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언어 계열을 풀고 있는 것인가.
자조감 섞인 웃음을 뒤로 날리고 밀키스 하나.
사랑해요 밀키스 >ㅅ<♡
도서관을 나오기 전에 본 마지막 모의고사가 대체로 점수가 나온것에 만족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뚜벅뚜벅.
도서관 주변에서는 재미난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입구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앉은 지리산 두메골 도사님.
자칭 랩퍼라 주장하는 거리의 청년들. 뿝바 뿝부붑 빠~♬
그중 제일 황당한 것은 남자 하나에 여자 셋이 붙어서 까르륵 거리며 지분대는 모습
서로간에 바람이니 섹스니 정력이니 하는 말들을 들으며 잠시 멍하니 있게 해주는 계기를 갖게 한다.
보기 좋아서 그런건 아니다.
단지 나와 나이차이가 15살이나 어린 아해들의 대화였으니........
털썩.OTL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일의 해를 보기 위해 잠자리에 들어간다.
OTL이 아닌 ^-'가 되기 위해 나는 내 삶에 있어서 최선을 다 할것이다.
누구들과는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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